소위 말하는 공모 시즌이 되면 작가들에게서 종종 들려오는 말이다.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지만, 그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추가적인 서류 작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중 포트폴리오도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를 만들기까지의 구성이나 내용에 있어 고민할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포트폴리오는 얼마나 중요할까?
영국의 미술 비평가 알란 보우니스(Alan Bowness)는 그의 저서 “예술가는 어떻게 성공하는가”(The Conditions of Success: How the Modern Artist Rises to Fame)에서 예술가에 대한 낭만적인 신화를 부정하고, 현실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예술가에게 기대되는 막연한 천재성이 아닌,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그 단계는 재능, 동료 예술가의 인정, 비평가의 인정, 대중의 인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소통이 중요한데, 포트폴리오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도구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가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고 체계화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는 작품뿐 아니라 예술가 자신을 함축하는 도구이며, 나아가 홍보와 마케팅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사실 포트폴리오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15세기 르네상스 예술가들도 스케치와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정리해 후원자를 찾았다. 현재는 사진을 통해 제작한 작품을 기록해 정리하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일반적인 형태가 되었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품을 기록하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체계화할지에 대한 연구와 수많은 공모전의 포트폴리오 중에서 자신의 작품이 눈에 띄기 위한 구성에 대한 고민은 동시대 작가들에게 필수가 되었다.
예술가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추구하는 가치를 표현하며, 이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그 중요성과 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글쓰기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이에 대해라는 워크숍과 전시가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물론 포트폴리오라는 형식에 앞서 중요한 것은 작품 그 자체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작업을 체계화하는 과정을 통해 지난 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재고해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워크숍은 단순히 포트폴리오라는 형식을 넘어 그 안에 담겨야 할 작가의 넓은 세계관에 대해 논의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포트폴리오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예술가의 작업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실물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5인의 참여 작가에게 열렬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성왕현(기획)
Exhibition View
Networking Party
Workshop Program
본 전시는 서대문구의 후원을 받은 <서대문구 예술인 역량 강화 프로젝트 ‘DO ART NOW’>의 결과 발표전으로 사전 예술인 포트폴리오·글쓰기 워크숍이 4차시를 들은 후 진행되었습니다.